보치아는 다른 종목과 달리 뇌성마비 장애인들을 위한 스포츠다.

정확히 말하면 뇌성마비 1,2등급의 중증 장애인과 장애의 원인이 대뇌에 있지 않거나 퇴행성 뇌질환으로 사지 모두 심한 이동장애를 가진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다. 거꾸로 말하면 그만큼 몸을 움직이지 않고도 스포츠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중증장애인들도 쉽게 줄길 수 있다는 의미다.

- 론볼과 비슷한 장애인 종목
경기방법은 간단하다. 6개의 빨간공과 6개의 파란공을 던져 표적구에 가장 가까이 던진 공에 1점을 준다.
이렇게 6번을 한 다음 점수를 합해 득점이 많은 쪽이 이긴다. 론볼과 비슷하지만 경기장이 야외가 아닌 체육관이라는 점이 다르다. 즉 평평하고 매끄러운 바닥에서 경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보다 정교한 플레이가 필요하다.

보치아가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 것은 1987년, 장애인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한 과정에서였다.
그해 제7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보치아 경기가 처음 치러진 것이다. 이어 1990년 한국뇌성마비복지회에서 제1회 전국뇌성마비인 보치아경기대회를 열었고 전국적으로 1,000여명 정도의 뇌성마비 장애인들이 보치아를 즐기고 있다.

다시 보치아 경기장으로 돌아가자.
경기장의 크기가 12.5X6m다. 공을 던지는 곳은 경기장 폭을 6등분해 이용한다. 1m의 폭은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공을 던지는 곳 앞의 V자 모양선은 선수가 던진 표적구의 유효.무효를 판정하기 위한 경계선,
즉 V자선을 넘기지 못하면 무효가 되는 셈이다. 가운데 X표시는 대체 표적구 위치.

표적구를 던지는 것 자체가 승부에 유리하게 작용하므로 동점일 때는 이 위치에 표적구를 두고 공 던지는 순서를 동전 던지기로 정해 승부를 결정한다. 경기도 단순하고 경기 방법도 간단하지만,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 치밀한 작전이 동원된다. 표적구에 가까이 가기 위해 공을 굴리는 힘의 각도, 방향을 세밀하게 조정해야하는 것은 물론, 상대편이 공을 굴릴 진로를 막아야 점수를 딸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표적구 자체가 공에 맞으면 이동을 하기 때문에 표적구의 이동방향, 정도까지 계산해야 한다. 개인전과 2인조, 단체전이 있는데, 복식과 단체전의 경우 팀플레이가 좋아야만 이길 수 있다.

보치아는 중증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종목이기 때문에 몸놀림이 많지 않은것이 특징이다.
손이나 발을 놀릴 수 있다면 직접 공을 던지거나 굴릴 수 있고 놀림이 여의치 않다면 길다란 홈통을 이용할 수 있다. 홈통을 움직이는 것은 보조진행자가 하지만, 공을 굴릴 방향과 힘, 높이와 각도는 당사자가 직접해야 한다.
때문에 판단력과 집중력을 높일 수 있고 팀원이나 진행자와의 긴밀한 의사소통 과정에서 사회성도 좋아진다.

- 운동 전후 준비．정리 운동 필수
하지만 뇌성마비 장애인들에게 보치아는 마냥 쉬운 경기가 아니다.
초보자들은 쉽게 피로해지기도하고 심하면 경련이나 경직에 의한 근육의 이상이 오기도 한다.
그래서 운동전후에 반드시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해야한다. 준비운동은 일반적으로 관절 가동범위를 넓히는 스트레칭을 하지만,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들은 상체를 놀려 심박수를 높인다. 경기를 마치고 피로한 근육을 방치하면 수축된 상태에서 굳어진다. 정리운동은 준비운동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정리운동을 잘하면 근신경 손상을 막고 근육조절 능력도 향상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하나, 경기를 위해 일부 신체부위만 사용할 경우 2차 장애가 생길 수 있으므로 연습 전후에 사용하는 부위의 반대 부위기능 강화를 위한 트레이닝도 잊지 말아야 한다.
장애인 체육에는 축구와 배구, 농구, 수영 등 최소한의 신체조건이 필요한 스포츠만 있는것이 아니다.
보치아는 중증장애를 가진 장애인들을 위해 만들어진 종목이다. 본회 장향숙 회장은 지난달 'KOSAD' 인터뷰를 하면서 "장애인이라서 체육활동을 못한다는 것은 순 거짓말입니다. 나 같은 사람도 보치아를 즐깁니다."라고했다.

신체의 한계란 극복하기 나름이지만, 중증 장애를 가지고 있다해서,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다고 해서 체육활동을 포기할 필요는 조금도 없다.




-대한장애인체육회 7월호에서-